CD 1

퍼셀 음악극 발췌

CD 2

탈리스, 북스테후데, 퍼셀, 기번즈 등의 종교 음악

CD 3

몰리, 다울랜드, 블로우, 퍼셀 등의 류트 가곡

CD 4

영국 민요/ 류트 가곡


고음악의 대부 알프레드 델러를 기억하며...오늘날 모든 고음악 연주자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알프레드 델러의 주옥같은 음반이 4장의 CD로 새롭게 발매되었다. 종교곡, 포크송, 독주곡, 오페라와 무대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음반을 듣노라면 거장의 발자취를 새록새록 느낄 수 있다. 르네 야곱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레온하르트 쿠이겐,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등 유명 아티스트가 그에 관한 내지를 장식하는데 참여함으로 이 앨범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최근 디아파송, 음악의 세계, 그라마폰지 등 유명 잡지사에서 이앨범과 관련 델러를 기리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함으로 그를 그리워하는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알프레드 델러 에디션. 1990년대 들어 숄, 다니엘스 등 걸출한 신인들이 나오면서 카운터테너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한 단계 진화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카운터테너의 ‘비조’인 알프레드 델러를 잊을 수 있을까. 오늘날과 비교한다면 호흡과 음정은 어딘지 불안정하고 음색과 창법은 세련되지 못했다. 하지만 노래에 깊게 새긴 감정의 혼은 마치 기계처럼 정교한 현대 스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전통의 가치이며 지금까지도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올해, 델러가 세상을 떠난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하모니아 문디가 4장의 박스 에디션을 내놓았다. 각각의 CD는 델러 예술을 지탱하는 큰 네 가지 분야를 담고 있다. 첫 음반의 퍼셀의 음악극은 상대적으로 덜 조명 받던 레퍼토리. 그러나 ‘아더 왕’에서 호방한 음성으로 화자의 개성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품을 보면 좀 더 음미할 가치가 있다. 합창과 앙상블, 기악 합주는 오늘날 관점으로 보아도 전혀 낡은 스타일로 들리지 않는다. 그레고리안 성가로 시작하는 종교 음악(CD2)은 텍스트에 깃들인 신앙과 악상에 녹은 세속적인 시정이 조화를 이룬 연주이다. 마지막으로 두 장에 나뉜 영국의 류트 가곡과 민요는 하나로 묶어도 좋을 법한 레퍼토리로서 오늘날 가장 널리 감상되는 델러의 녹음들이다. 초기 HMV 레코딩에 비해 음성의 싱싱한 기운은 덜하다. 하지만 천상의 메사 보체, 숨 막히는 피아니시모, 풍부한 상상력은 여전히 작품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것은 또 이 레퍼토리를 현대에 와서 처음 개발한 가수의 무너지지 않는 권위이기도 하다. 델러 예술의 요체를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개괄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