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사랑이 다 그런거니까
02. 두툼한 지갑
03. 그땐 그랬어
04. 愛.酒.歌
05. 어두운 거리에 머무는 사랑
06. 사람을 찾습니다
07. 엽기적인 그녀
08. 파랑새
09. 목포시 청담동
10. 물어 봅니다

 

2006년 겨울, 2년여만에 심금을 울리는 발라드로 다시 찾아온 왁스의 6번째 앨범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가 장롱 속의 두꺼운 옷들을 꺼내게 만들고 ‘어디에서는 첫서리가 내렸다’는 뉴스가 가을의 소리를 타고 들려온다 작년 2월 초에 5집 앨범이 나왔으니 꼭 21개월만, 데뷔 후 가장 길었던 이번의 공백은 일본에서의 활동 때문. 이 기간 동안 싱글 1장과 앨범 1장을 내며 일본땅에 왁스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아로새기고 돌아왔다. 이번 6집 앨범은 왁스 음악의 진수만을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이른바 ‘왁스표’라고 불리는 주옥 같은 발라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앨범 타이틀 곡인 ‘사랑이 다 그런거니까’는 이 가을에 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할 것만 같다. 힘겹게 사랑을 끝냈지만 이별의 아픔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렇게 괴로울 거라면 왜 사랑했고 왜 이별 했을까. 사랑도 이별도 모두 바보짓처럼 느껴진다 이토록 질긴 인연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체념한다. ‘사랑이 다 그런거니까’ 어쩌면 우리의 인생 자체가 다 그런 것이다..

그외 수록곡을 보면 백 원짜리 동전 하나면 하늘을 나는 듯 순수했던, 그래서 아픈 사랑에서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을 보사노바 리듬에 담은 (‘파랑새’), 유년시절을 노래한다면 시골에서 갓 올라와 낯 설은 서울 풍경에 좌절하던 청년 시절을 노래한 (‘목포시 청담동’), 이제 사랑이 시작될 것만 같은 초입에서 불안한 마음에, 아직 사랑을 모르던 그 옛날을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그땐 그랬어’),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을 접어둔 채로 막 떠나려는 사랑이 있다. 그토록 정성스레 나를 지켜주던 사람이 미안하단 말과 함께 떠나려 한다.(‘사람을 찾습니다’)

조금씩 없어지는 지폐 대신, 영원할거라 믿었기 때문에 지갑 가득히 꽂아 두었던 사진들. 오늘도 지갑이 주는 두툼한 촉감은 당신의 빈자리를 많이 그리워하게 한다.(‘두툼한 지갑’), 사랑을 하던 순간엔 차마 묻지 못했던 말들을. 난 그때 어땠었는지, 정말 예뻤었는지, 나 때문에 행복했는지를.(‘물어봅니다’), 우린 나약한 존재이므로 떠난 사람이 마냥 행복해지길 바랄 순 없는 법. 왜냐하면 그 사람이 행복해질수록 내가 더욱 초라해질 테니까.(‘엽기적인 그녀’), 하지만 사랑의 그림자는 어느곳에나 있다. 그래서 이별이 더 힘든 것이지만. 적막한 거리를 걷다가도 그냥 말없이 멈춰서 사랑을 불러본다(‘어두운 거리에 머무른 사랑’). 술 한잔에 이별을 고한 이에게 크게 외쳐보고 술 한잔에 이별로 슬퍼하는 나를 달래어본다. 레게 리듬에 실린 아이러니한 가사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 (’愛.酒.歌.’) 등 앨범의 전체가 주옥 같은 발라드로 구성 되어있다.
2006년 겨울 왁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