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에 잔기스가 약간 있습니다.





01. The Ruler`s Back
02. Takeover
03. Izzo (h.o.v.a.)
04. Girls, Girls, Girls
05. Jigga That N***a
06. U Don`t Know
07. Hola` Hovito
08. Heart Of The City (ain`t No Love)
09. Never Change
10. Song Cry
11. All I Need
12. Renagade Feat. Eminem
13. Blueprint (momma Loves Me)


 

21세기 뉴욕 힙합을 대표한다 JAY-Z [THE BLUEPRINT]

Notorious B.I.G. 사후, 힙합의 본거지인 뉴욕 힙합을 대표하는 자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DMX를 필두로 Eve 와 The L.O.X.가 함께 하는 Ruff Ryders, 최근 새로운 앨범 [The Saga Continues]를 내놓으며 의욕적인 재기를 꿈꾸고 있는 P. Diddy 사단, 아니면 Nas? Mobb Deep? 글쎄, 그들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겠지만 Roc-A-Fella의 C.E.O.인 Jay-X의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그간 Jay-Z가 솔로로서 발매한 앨범들은 물론이고, Roc-A-Fella 라벨을 달고 나온 Memphis Bleek이나 Beanie Sigel의 경우에도 높은 퀄리티와 탄탄한 실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니 말이다. 발매하는 앨범마다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Jay-Z. 도대체 그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를 뉴욕 힙합씬의 정상에 올려놓는 것일까?

본명 Shawn Corey Carter인 Jay-Z는 1969년 12월 4일 뉴욕시 브룩클린에서 태어났으며 (브룩클린에서 태어나 함께 성장한 친구 중에는 훗날 Bad Boy의 간판 스타가 된 Notorious B.I.G.가 있었다) 그가 음악계에 뛰어든 건 1980년대 말의 일이었다. 음악 일을 시작하기 전, 마약이나 갱들과 관련된 험한 생활을 겪었던 Jay-Z가 랩퍼로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Jaz으ㅏ The Originator와 Original Flavor의 Can I Get Open 등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 곡들이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얻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넓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1994년 발매된 Big Daddy Kane의 Show N Prove란 곡을 통해서였다. 이 곡이 발매될 즈음, Jay-Z는 자신의 사업도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Roc-A-Fella였다. 힙합 음악계의 선각자들이 주지한 바와 같이 뮤지션에게는 뮤지션 당사자 소유의 레이블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는 미리부터 깨닫고 있었던 셈인데 이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첫 작품은 다름 아닌 [Reasonable Doubt]였다. Jay-Z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이기도 했던 [Reasonable Doubt]은 힙합 평론가들은 물론 새로운 Hero를 원하고 있던 뉴욕 힙합 매니아들에게도 엄청난 반응을 얻어냈다. Foxy Brown이 피처링한 Ain`t No Nigga와 Can`t Knock The Hustle 등의 히트에 힘 입어 [Reasonable Doubt]은 빌보드 앨범 차트 23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일개 신생 레이블의 데뷔 앨범으로, 그리고 신인 랩퍼의 신고식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결과였다. 기존에 맛보지 못했던 놀라운 라임들과 뛰어난 랩 실력, 그것이 바로 Jay-Z의 음악이었고 대중은 그의 다음 결과물에 귀추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Jay-Z의 스쿨 메이트이기도 했던 Notorious B.I.G.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Jay-Z는 두 번째 앨범 [In My Lifetime, Vol.1]을 발매했다. 이미 Notorious B.I.G.와 Brooklyn`s Finest란 곡에서 함께 했을 때도 같은 브룩클린 출신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데다 Notorious B.I.G.가 죽음을 맞이했으니 자연스레 대중의 기대감이 Jay-Z에게 옮겨갈 수 밖에 없었다. Jay-Z는 두 번째 앨범에서 Babyface와 Foxy Brown이 피처링한 Sunshine과 Street Is Watching, 테디 라일리가 프로듀싱한 The City Is Mine 등의 곡들을 히트시키며 데뷔 앨범 만큼이나 큰 이슈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In My Lifetime Vol.1]은 평론가들에겐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상업적인 음악`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Bad Boy패밀리의 이름이 앨범 곳곳에서 등장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찌 보면 이 앨범은 Jay-Z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 앨범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앨범 [Vol.2: Hard Knock Life]에는 Timbaland와 Swizz Beat 등의 프로듀서진이 참여했는데 그 결과는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미국 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 Hard Knock Life 열풍을 몰고 왔다. 결국 이 앨범으로 Jay-Z는 빌보드 시상식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에서 주인공으로 부각되었고, 이러한 성공은 Roc-A-Wear라는 힙합 패션 브랜드의 창립과도 직결되었다. 세 번째 앨범으로 Jay-Z는 뉴욕 힙합씬은 물론 힙합계 전부를 통틀어서도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인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1999년에 발매된 [Vol.3: Life And Times Of S.Carter]에서도 변함없이 타이트한 그의 랩핑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3탄까지 계속되는 그의 Thug Life Story에 대해서 `이젠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식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반복되는 스토리 라인에 대부분의 팬들도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 식상함에도 불구하지 않고(?) 이 앨범 역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Vol.3: Life And Times Of S.Carter]는 Jay-Z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는 1990년대 말 뉴욕의 대표적인 랩퍼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과였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 발매된다던 그의 솔로 앨범은 [Dynasty: Roc La Familia]란 타이틀로 솔로 앨범이라기 보다는 Roc-A-Fella 패밀리 앨범이라는 개념이 강해 그의 팬들은 아쉬움을 또 다른 기대와 기다림으로 바꾸어야만 했다.

HERE COMES [THE BLUEPRINT]

Jay-Z의 통산 여섯 번째 정규 앨범 [The Blueprint]가 공개되기 이전, 이미 첫 싱글로 발매되었던 Izzo에 쏟아진 대중들의 관심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H to the Izzo, V to Izzay!란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오는 Izzo는 클럽씬을 후끈 달굴만한 곡으로 그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듯 하다. 또한 같은 뉴욕 출신의 랩퍼인 Nas와 Mobb Deep을 엄청나게 씹어대는 곡 Takeover는 이들 간의 깊어진 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만한 가사들을 맛 볼 수 있는데 조만간 발매될 Nas의 신보에 또 어떤 대응곡이 수록될지 심히 궁금해진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Blueprint에서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실제로 Jay-Z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여성 보컬라인이 마음을 사로잡는 Song Cry에서는 사랑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이렇게 진지하기만 하느냐? 답은 No! Girls, Girls, Girls에서 Jay-Z는 재치로 똘똘 뭉친 라임을 들려주는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 다양한 직업과 성격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일이 언급하고 있다. 가사도 가사지만 Biz Markie와 Q-Tip, Slick Rick 등이 번갈아 Hook 부분에 등장하는 것도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외에도 이 시대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 Eminem이 함께 한 Renagade, 그리고 Never Change 등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트랙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그려보라면 필자는 `소울`이란 단어를 언급하고 싶다. 그만큼 이 앨범 전반에 걸쳐 70년대 소울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복고적이고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Jay-Z의 드라마틱한 랩핑은 그의 진가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왜 Jay-Z인지, 왜 그가 동부 힙합의 거물로 인정받고 있는지 이 한 장의 앨범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후반기, Jay-Z와 Roc-A-Fella는 또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