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에 잔기스가 약간 있습니다.



 

CD 1

01.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02. Tonight, Tonight
03. Jellybelly
04. Zero
05. Here Is No Why
06. Bullet With Butterfly Wings
07. To Forgive
08. Fuck You (an Ode To No One)
09. Love
10. Cupid De Locke
11. Galapogos
12. Muzzle
13.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14. Take Me Down

CD 2

01.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02. Tonight, Tonight
03. Jellybelly
04. Zero
05. Here Is No Why
06. Bullet With Butterfly Wings
07. To Forgive
08. Fuck You (an Ode To No One)
09. Love
10. Cupid De Locke
11. Galapogos
12. Muzzle
13.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14. Take Me Down


누군가는 터무니없는 비유라고 하겠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스매싱 펌킨스는 최소한 본작으로 인해 그들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과 같은 길을 가려했고 또 절반 이상은 그 목적을 이루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전작 [Siamese Dream]으로 이미 왠만한 밴드가 2-3장을 통해서나 표출이 가능한 에너지를 훌륭하게 응축해 풀어냈던 빌리 코건에게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그의 음악적 영감이 이미 80분이라는 최소한의 상업적 포맷을 과감하게 벗어날만한 충분한 명분을 감지할수 있었다. 마치 레드 제플린이 [Led Zeppelin IV] 이후로 넘치는 창작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차기작 [Physical Graffiti]를 더블 아이템으로 공개했던 것처럼 말이다. 스매싱 펌킨스보다 더 큰 상업적 장악력을 지니고 있었던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조차 1991년 [Use Your Illusion]을 2장으로 나눠 발매하며 어느 정도의 안전장치를 꾀했던 것을 보면 틀림없이 본작의 프로젝트가 다소 무모해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빌리 코건은 확신을 갖고 레이블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결국은 또 다시 평론가와 소비자들을 굴복시키며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스스로를 얼터너티브 락의 황제 자리로 등극시키게 된다. 전작의 "Cherub Rock"의 맥을 잇는 확실한 임팩트의 첫 싱글 "Bullet With Butterfly Wings"와 리프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후속곡 "Zero", 아름다운 챔버 팝 얼터너티브 "Tonight, Tonight"과 "1979" 등 히트곡들의 적절한 실험성과 캐취한 멜로디의 조화는 그 정점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역시 또 주목해야 할 것은, 탁월한 리프와 명쾌한 훅을 구사하는 "Here Is No Why", 한없이 처절한 아름다움을 지닌 "To Forgive"와 "By Starlight", 그들 역사상 최고의 서사적 역량을 발휘하는 대곡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등 비히트곡들의 명징한 발자취에 있다. 결과적으로 밴드 최고의 정점에 다다른 본작은 그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초기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그런지'의 변종이 아님을 비로소 확연하게 증명했지만, 그 태생적 한계를 떨쳐버리는데 성공한 대신 새로운 대안으로서 시류의 체제를 전복시키는데에는 실패함으로써 또 다른 한계에 부딪히는 연속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그 극복할수 없는 딜레마를 반복하기보다 차라리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했음이 분명했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대다수가 실패한 작품이라고 꼽는 차기작 [Adore]에서의 빌리 코건의 음악적 방향성이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