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에 기스가 다소 있습니다. 가격 인하.





01. World In My Eyes
02. Sweetest Perfection
03. Personal Jesus
04. Halo
05. Waiting For The Night
06. Enjoy The Silence
07. Policy Of Truth
08. Blue Dress
09. Clean





단순한 팝 음악으로 치부할수 없는 적당히 심오한 면모를 지닌 동시에, 락 음악의 표현양식을 극단적으로 배제하고 있으면서도 락적인 그루브와 에너지를 발산하는 마법과도 같은 음악.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도 벅찬 이런 독특한 스타일이 바로 디페시 모드의 음악이다. 1980년 영국에서 결성된 디페시 모드는 큐어(The Cure)와 좋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1980-1990년대의 뉴 웨이브 팝, 모던 락의 트렌드를 주도해왔고, 지금까지 4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비록 1990년대에 단 석 장의 앨범만을 공개했지만, 당대의 음악적 성과를 논할 때 디페시 모드의 존재가 항상 언급되는 이유가 바로 본작의 컬트적인 인지도 때문이다. 특히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Pretty Hate Machine]과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와 같은 명반을 담당했고 U2의 오랜 작업 파트너로 유명한 플러드(Flood)가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그 완성도를 배가시킨 공로도 빼놓을수 없는 부분이다. 훗날 토리 에이모스(Tori Amos)와 페일러(Failure), 라쿠나 코일(Lacuna Coil)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연관이 없어보이는 상이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끊임없이 리메이크된 명곡 "Enjoy The Silence"는 이들의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영역으로의 파급효과를 지녔는지를 상징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으며, 클러버들과 락 매니아들을 동시에 열광시킨 "Personal Jesus"와 "Policy of Truth" 같은 히트곡들은 팝 싱글 차트 뿐 아니라 빌보드 모던 락 차트 상위권에도 랭크되는 특이한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것은 팝과 락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했던 당시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써 본작이 향후 두 장르간의 경계를 허무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증명한다. 더불어 그들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극대화된 일렉트로닉 프로그레시브라 칭할만한 "Sweetest Perfection"과 "Halo", "Waiting for the Night" 등 비히트곡들의 매력 또한 뚜렷한 여운을 남긴다. 좋은 음악의 가장 큰 미덕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만한 절대적인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이 음반의 가장 큰 매력은 강산이 두번 변한 지금까지도 전혀 유치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본작은 팝 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중요한 위치에 숙명과도 같이 탄생했고 우리가 알아왔던 것보다 훨씬 오랜 기간 동안 후대에 그 업적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