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에 약간의 잔기스가 있습니다.





01. Demolition Man
02. Promises
03. Back In Your Face
04. Goodbye
05. All Night
06. Paper Sun
07. It's Only Love
08. St Century Sha La La La Girl
09. To Be Alive
10. Distegrate
11. Guilty
12. Day After Day
13. Kings Of Oblivion




이번 앨범 [Euphoria] 의 13번 곡인 King of Oblivion 에서 Joe Elliot 는 'Welcome to my revolution' 이라고 외쳐대고 있지만 사실상 이 앨범은 'Welcome to my de?revolution' 이라고 불리우는게 합당하다. 전작 [Slang] 이 음악적으로는 90년대의 사운드와 함께 가기 위한 변화를 모색한 작품이었지만 거기에 대한 결과는 Def Leppard 초유의 상업적인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 이후 3년만에 나온 [Euphoria] 는 이들이 예전에 보여주었던 [Pyromania], [Hysteria] 의 사운드로의 복귀라고 아주 간단히 정의될 수 있다. 새 앨범의 첫 곡 의 첫 기타 사운드와 드럼 소리가 귀에 울 리는 순간, 그 점은 명확히 간파된다. 전작 [Slang] 의 첫 곡 Truth 의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와 비교해 본다면 그 차이는 더욱 더 분명하지 않을까? Def Leppard 는 이 앨범에서 예의 화려하면서도 멜로디가 분명한, 강력한 기타 리프와 훅(hook) 이 가득한 사운드의 층이 두터운 팝 메탈 사운드로의 복귀 를 앨범 곳곳에서 명확히 들려주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전형적인 사운드 ? [Pyromania] 와 [Hysteria], [Adrenalize] 를 성공작으로 만들었던 ? 가 세기말적 사운드가 횡횡하는 1999년 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상업적 성공으로 연결되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일례로 이 앨범은 Billboard Chart 에서 첫 주에 12위로 데뷔한 이래 내리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시대는 얼터, 모던 락을 거쳐 하드코어, 테크노가 판을 치는 세상이 아닌가? 그러나 그런 상업적 성공 여부가 앨범 발표의 모든 측면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앨범 발표 이전에 그들이 가진 인터뷰를 보면 Def Leppard 의 멤버들도 이미 이러한 점(상업적으로 예전만큼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것) 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들이 [Euphoria] 의 제작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은 그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앨범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러한 점은 앨범 전 체를 통해 청자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된다. Def Leppard 와 동시대에 인기 를 얻었던 여타 80년대 인기 메탈 밴드들이 90년대의 사운드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실패한 경우(그들 모두는 거의 100% 실패했다)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또는 다시 예전의 사운드로 복귀한다고 난리를 피워댔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 그들의 몸짓은 어쩐지 예전같지 못하고 힘들어 보이기만 했었다(Motely Crue, Posion, Ratt, Dokken, Winger, Warrant 등은 지금 어디서 다들 무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이 앨범은 상기 언급했던 안쓰러운 몸짓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Def Leppard 는 지금 현 시점에서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그들만의 전형적인 사운드를 강력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주 즐겁게 뿜어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이 앨범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소이다. 위에서 언급되었던 첫 곡 Demolition Man 으로 일단 멍석을 깐 후 첫 번째 싱글 커트되었던 Promises 를 들을 때쯤이면 [Slang] 이전의 사운드를 좋아했던 청자들은 '이제서야 Def Leppard 가 완전히 정신을 차렸군' 뭐 이런 식의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 Rick Savage 가 공들여 만든 Goodbye 도 파워 발라드의 명수다운 그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Paper Sun 은 이 전 [Adrenalize] 의 White Lightning 에서 느낄 수 있었던 Def Leppard 의 양식미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21st Century Sha La La La Girl 은 Live 공연시 공연장의 분위기를 달구기에 적합한 입에(그리고 귀에) 짝짝 달라붙는 코러스와 기타 사운드를 자랑하고 있으며Guilty 는 이전 [Hysteria] 와 비슷한 여유로운 드럼 비트를 타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Euphoria] 가 이전 [Hysteria] 와 같은 Classic 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Hysteria] 이후 그들이 발표한 앨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앨범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Slang] 이전의 Def Leppard 사운드가 역시 좋았어' 라고 생각하는 팬들이라면 이 앨범을 사는 것을 주저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글/ 김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