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시간 - 178분
자막 - 한국어 영어
더빙 - 한국어
화면비율 - 2.35 : 1
오디오 - DD 5.1, NTSC
지역코드 - ALL

초대받지 않은 손님, 온 마을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록키 산맥에 자리한 작은 마을 ‘도그빌’. 총 8가구 밖에 살지 않는 이 평온한 곳에 어느날 밤 총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한 미모의 여자가 마을로 숨어 들어온다. 창백한 얼굴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는 이 비밀스러운 여자의 이름은 ‘그레이스’. 그녀를 처음 발견한 ‘톰’은 다만 그녀가 갱들에게 쫓기는 신세라는 사실만 알아냈을 뿐이다.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그는 그레이스를 운명이라 생각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인도하는데…

갑작스러운 이방인의 등장에 경계심을 거두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 하지만 톰의 설득으로 그레이스에겐 마을에서 머물기 전 시험기간으로 2주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레이스는 마을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들 또한 그레이스에게 호감을 보인다. 그리고 2주의 시간이 지난 뒤, 도그빌 사람들은 천사 같은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고단한 방랑에 지친 그레이스에게 도그빌은 그렇게 행복한 마을이 되어가고, 그레이스는 자신을 보살펴주는 톰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날, 결국 마을에까지 경찰이 들이닥치고 곳곳마다 그레이스를 찾는 현상 포스터가 나붙는다. 소박하고 착해보이기만 하던 도그빌 사람들은 점점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숨겨준다는 대가로 그레이스를 견딜 수 없는 노동과 학대 속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그레이스는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개목걸이까지 채운다. 이젠 공공연히 성적 학대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다. 그레이스가 숨겨온 단 하나의 비밀을…

- 영화사상 최고의 충격적 결말

<도그빌>은, 제목에서 감지되듯 야만과 야성이 인간성을 내쫓은 마을을 그린 영화다. 작은 마을을 찾은 한 여인, 처음엔 친절해 보이다가 일순간 태도를 바꿔 사악하게 변해가는 마을 사람들. <도그빌>은 개인과 집단, 그리고 집단과 집단이 자리를 바꿔 가면서 서로를 파괴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슬픈 대목은 애초 그레이스가 가졌던 선한 의지가 스스로 무너져 내릴 때다. 그레이스는 도그빌이 진정 행복한 마을이라고 믿으면서 자신의 선한 의지를 끝까지 지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점점 이물스런 속내를 드러내자 조금씩 체념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선한 태도를 가지고 대했던 사람들이, 사실은 무고한 살인을 일삼는 갱단과 다름 없다고 판단됐을 때 그레이스가 붙들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마지막 희망은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만다. 과연 ‘휴머니즘’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아마도 <도그빌>을 본 관객이라면 극장문을 나설 때 이 질문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장 믿고 따랐던 이웃에게 배신을 당하던 불쌍한 여인 ‘셀마’. <어둠 속의 댄서>를 보면서 흘렸던 눈물은 <도그빌>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이유 없이 당하기만 하는 가련한 희생자는 남아 있지 않는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아니 더 얹어 앙갚음하는 인간의 본성. <도그빌>은 인간을 더욱 불신케 만드는 영화임에 틀림 없으나 그럼으로 해서 세상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앉은 영화가 되었다. 때로 영화는 가장 용감한 고해성사가 되기도 한다. 여기 <도그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