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I Did It
02. When The World Ends
03. Space Between
04. Dreams Of Our Fathers
05. So Right
06. If I Had It All
07. What You Are
08. Angel
09. Fool To Think
10. Sleep To Dream Her
11. Mother Father
12. Everyday



CD를 넣고 플레이를 누른다. 1번 트랙이 나온다. 어라? 정지버튼을 누르고 CD를 꺼내본다. 틀림없는 Dave Matthews Band의 CD다. TV를 켜보니 I Did It의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헉! 저것이 정녕 우리가 알고 있던 Dave Matthews Band란 말인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CD를 넣고 플레이를 누른다. 위의 시나리오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미국의 락씬에서 활동한지 어언 10년이 지난 DMB는 2001년의 신보 [Everyday]에서 그 정도로 새롭게 변했다. DMB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프로듀서 Steve Lillywhite와 결별하고, Alanis Morissette의 앨범들을 제작했던 Glen Ballard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물인 [Everyday]는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다분히 팝적이며, MTV 취향이며,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 훨씬 대중적이다. 그것만은 틀림없다. Matthews (guitar/vocals), Leroi Moore (reeds/saxophone), Boyd Tinsley (violin), Steffan Lessard (bass), and Carter Beauford (drums)로 구성된 DMB의 신보 [Everyday]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Leroi Moore와 Boyd Tinsley의 비중이 매우 낮아졌다는 것이다. DMB를 타 밴드들과 가장 확실히 차별화시켜 주었던 요소가 바로 그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깔끔하게 포장된 [Everyday]에도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한가지 요소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유지되고 있다. 바로 Dave Matthews이다.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가시고 나면, I Did It은 매우 경쾌한 [Dave Matthews Band의 곡]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보컬이 매우 친숙하게 다가오는 슬로우 넘버 The Space Between은 국내의 음악팬들이 특히나 좋아할 만한 곡이다. When The World Ends는 노골적인 가사가 재미있는 곡이며, 8번 트랙 Angel은 그들의 팬이라면 쉽게 이해하겠지만, 이번 앨범에서 가장 DMB 적인 곡이다. `Stay up and make some memories with us now`라는 코러스가 인상적인 So Right은 공연장에서 실제로 라이브 장면을 보고 싶은 곡이다. DMB의 오랜 팬이라면, [Everyday]를 듣고 내가 처음에 느꼈던 당황스러움이나 실망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CD를 집어 던지기 전에 한번만 더 들어보라는 것이다. DMB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 앨범이 마음에 든다면 이 전의 앨범들은 여러분을 감동시킬 거라는 것이다.